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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남복희의 픽셔널 스토리 '궁리'

기사승인 2017.09.27  15: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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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의 궁리가 철벽같은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을까?

 

 
남복희의 '궁리' 신국판(150×200) 204면 세그루

[뉴스에이=남동풍 기자]  28일 국군방송의 아나운서와 프로듀서를 겸하고 있는 방송인 남복희씨가 <세그루출판사>에서 책 '궁리'를 냈다.
 
'궁리'는 픽셔널 스토리이다. 픽셔널 스토리란 영어의 fictional(허구적인)과 story(이야기)의 합성어로 ‘허구적인 이야기’를 뜻한다. 이야기에 들어 있는 ‘허구적 성격’을 보다 적극적으로 부각시킨 글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일반 소설과 달리 의도적이고 과감한 허구, 목적 지향적인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던짐으로써 현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하는 트리트먼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궁리'는 이미 빤한 얘기 같지만 실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통일이라는 문제를 건드리며 남북 관계에 대한 신선한 상상력을 작동시킨다. 이 스토리는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는 사소한 일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경험이 하나의 아이디어로 엮여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고 긍정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한 사람의 깊은 생각이 우리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다.
 
방송국 PD로서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며 인기와 명망을 얻고 있던 나온은 한 모함에 빠져 중대한 위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배웠던 장기를 활용하여 새로운 인연을 맺고, 오히려 ‘가이아’라는 엉뚱하고 기발한 프로젝트를 창안하며 기회를 만든다. 북한에 부동산 투자 분위기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북한을 개방시키자는 발상의 기획이다. 그 과정에 장기를 통해 이미 친구가 된 기철과, 나온에게 이상할 만큼 호의적인 석호라는 탈북 요원을 합류시킨다.
 
그러나 이처럼 위험한 일이 그리 쉽게 진행될 리 없다. 아군인줄 알았던 상사의 배신, 번복되는 프로젝트 진행 일정, 북한 살해공작조의 위협 등 갖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추진해나가던 일이 끝내 나온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심기철의 조국을 배신한 죄를 처형하라며 남파된 기철의 친누이에게 엉겁결에 심기철 대신 나온이 찔린다. 이 상황은 오랫동안 단절된 이질적 사회, 남과 북이라는 분단국가가 주는 비극이다. 둔감한 세상에서 창조적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려 했던 사람이 당하는 슬픈 어려움이다.
 
결국 1년 넘게 코마 상태에 빠져있다 어린아이 정도의 뇌 상태로 깨어난 나온은 새로워진 세상을 자신만의 정신적 채널 속에 갇혀 손뼉 치며 바라본다. TV에 나온 자신을 보며 밝게 웃는 그녀는 어쩌면 또 다른 세상, 즉 신세계를 꿈꾸는지 모른다. 타성에 젖어 그저 주어진 대로 살거나 눈치껏 사는 사람들 속에서 불의나 비리에 타협하지 않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궁리에 궁리를 거듭했던 나온. 한 사람의 선하고 신선한 생각이 가져온 새로운 세상을 우리는 또다시 궁리하며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궁리'는 전혀 다른 세계 속에서 살아온 인물들, 적대 관계 때문에 상대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여 남과 북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이야기다. 하나의 개인, 그 개인의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 낼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픽셔널 스토리, '궁리'는 현대사회에서 자칫 잊혀 지기 쉬운 인간적 따스함과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우며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상상력의 한계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남복희의 '궁리'는 픽션이다. 그런데 굳이 픽셔널 스토리(fictional story)라는 일상적이지 않은 말로 이 소설을 강조하는 것은, 영화의 각 신(scene)을 보는 듯, 연극의 각 막을 보는 듯, 웹툰의 스토리보드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구성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의도한 바이기도 한 이런 방식은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낸다. 오랜 시간 방송국 프로듀서로, 아나운서로 활동해온 작가의 경험이 기존의 소설과는 사뭇 다른 형태의 흥미로운 글을 만들어냈다고 할까? 소설로만 읽히지 않을 글이다. 형태만 독특한 것이 아니다. 내용 또한 기발하다. 비무장지대를 공연무대로 삼아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방송을 송출하자는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 만물의 어머니인 ‘가이아’ 라는 이름에서 따온 북한의 부동산 투자 계획 가이아 프로젝트 실행과 같은 스토리 전개는 가히 천재적이다.
 
'궁리'는 남과 북이라는 이질적인 사회에 살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협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남쪽 여자 방송인인 나온이 장기를 통해 북쪽 남자 심기철에게 다가가 친해지는 과정, 북한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과정 등 한 사람의 깊은 생각, 이치에 맞는 생각인 궁리가 남과 북의 상생 가능성을 어떻게 열어주는지 궁금증을 더하며 읽어나가게 하는 글이다. 방송인답게 문자와 스크린의 제휴를 제안하는 듯한 과감한 구성으로 기존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하는 '궁리'는 문학 영역의 확장을 예고하는 하나의 몸짓이기도 하다.
 
<차례>
00_두 세계: 프롤로그 06
01_장기: 나온의 어린 시절 11
02_입사: 나온의 시작 19
03_프로그램 디렉터: 나온PD 27
04_새로운 시도: 북한 프로그램 36
05_Joint Security Area: JSA공연 준비 42
06_기대 그리고 오해: JSA공연 실패 54
07_이모: 돈을 벌어야한다 65
08_다큐멘터리 <하루>: 재기 74
09_모함: 가까운 모서리에 찔리다 80
10_사기: 차실장의 도주 87
11_장기로 읽는 세상: 귀향 94
12_포석: 다음을 위한 움츠림 106
13_궁리: 가이아 프로젝트 115
14_믿음 그리고: 심기철, 석호 121
15_명왕성 프로젝트: 심기철의 실체 125
16_납득: 기철 스스로를 위한 설득 135
17_선택: 석호 143
18_시작: 문을 열다 148
19_확산: 가이아 153
20_배후: 심기철의 신변 156
21_누이: 기철 161
22_드디어: 또 다른 시작 166
23_새 세상: Third Space 172
작품해설 177
작가의 말 201
 
 
<책 속으로>
북한 프로그램을 하면서 탈북자들과 만남을 나누던 중 만나게 된 심기철은 처음부터 특별했다. 나온은 사람을 만날 때 일순간 상대방에 대해 파악을 한다. 이를테면 스캔을 하듯이 그 사람의 면면을 한눈에 알아봤던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되지는 않지만 어떤 느낌이랄까? 상대의 기운, 에너지를 느끼곤 한다. 심기철은 처음 마주하는 순간 강한 에너지가 느껴졌고 그리고 간단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온은 박동석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방송국에 찾아온 심기철과 몇 마디 나누다가 자신도 모르게 한 마디 툭 던진다.
“심기철 씨, 장기 두실 줄 아세요? 저랑 장기 한 판 두실래요?”
너무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말이었지만 주워 담을 수가 없었다. 나온은 겸연쩍게 웃으며 말을 취소하려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심기철이 나온의 말에 흔쾌히 응한다. 박동석이 심기철에 대해 나온에게 귀뜸해준다. 심기철은 보통 탈북자와는 다르게 매우 명석하고 유능해 보였다. 어쩌면 나온이 상대할 수준 그 이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나온 역시 스스로 장기 꽤나 둔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잘됐다 싶었다. 나온과 심기철의 장기판은 방송국이고 술집이고 장소에 관계없이 이어졌고, 장기를 두면서 둘은 많은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나눴다. 나온은 스스럼없이 심기철에게 말을 걸었다.
- ‘04_새로운 시도: 북한 프로그램’ 중에서
 
탈북민의 신분으로 남한에 들어와 사업가로 입지를 굳힌 심기철은 북한의 미래를 위해 고도로 훈련된 요원이었다. 그러나 심기철은 현재 북한 정권과 직접 연결되어 있지는 않았다. 이름하여 ‘명왕성 프로젝트’ 요원이었던 것. 명왕성 프로젝트의 시작은 성대했다. 김일성이 자신의 사후 북한 체제 유지를 위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만든 명왕성 프로젝트는 김정일 이후 세대를 위한 준비였다. … 출신 성분이 좋고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 그중에서도 당성이 강한 집안의 영유아들을 유년기부터 골라 특수교육을 받게 했다. 세계 각국으로 보내 현지에서 천재교육을 진행하고 해당 국가에서 뿌리를 내리도록 한다. 목표한 나라에 정착하면서 무엇보다 경제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큰 비중을 두는 나라는 중국이다. …
중국, 미국, 일본, 한국, 동남아 등 국가별 전문가를 양성하되 유사시 그들은 최종적으로 미래 북한으로 돌아오거나 각국에서 북한의 강건함을 유지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 다른 간첩이나 외화벌이 요원들과는 분류되어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 훈련이 이루어졌다. 또한 북한 내부에서도 이 같은 계획을 아는 이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 심기철은 탈북 이후 중국에서 장성택을 만난다. 초조함이 느껴지는 장성택으로부터 큰 임무를 부여받는다. 명왕성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를 실현할 시기가 가까워 오고 있음과 만일 장성택과의 연락이 두절될 시에는 심기철이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가 돼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북한 정권 내에 협력자에 대한 정보도 갖고 온다. 장성택을 미행하던 김정은은 심기철의 존재에 대해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심기철 제거를 위한 준비를 한다. 몇 차례 첩보원에 의해 제거 시도가 이루어지면서 경찰과 국정원에서 심기철을 보호하기 시작한다. 심기철은 북한에 관한 고급정보를 제공하면서 남한의 신뢰를 쌓는다.
- ‘15_명왕성 프로젝트: 심기철의 실체’ 중에서
 
 
<작가의 말>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출세하는 법 아나?
아주 예쁘든지, 돈이 매우 많든지, 백이 엄청나든지.
그도 아니면 힘 있는 남자가 시키는 대로 하든지……!”
“능력 있으면 되지요.”
“능력? 허, 그 능력을 누가 인정해 주는데?”
경력직 아나운서 이직을 권유 받고 그야말로 힘 있는 위치에 있는 그가 한 말이 틀렸음을 입증하고 싶었다. 이십년도 훨씬 지난 일인데, 지금 다시 같은 질문을 받는다고 해도 선뜻 “능력”얘기를 하게 될까 싶다. 능력을 키우고 발휘하기에 게으르지 않았지만 단단한 관습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 그들은 타협이라 말하고 나는 부당함이라 답했다. 그래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희망은 있다고 말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건방지게 소설이라는 장르에 도전한 것은 ‘그리하여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는 새드앤딩이 되지 않기 위함이다. 그러니 세상의 유능한 소설가 분들에게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 사실 소설이라 말할 수도 없을 분야다. 아이디어와 경험과 바람을 구성형태로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치졸한 글에 이름을 붙여 “꽃”이라 불러주는 분들이 계시다. 그래서 용기 내어 외치고 싶다. “얘야 아주 예쁘지 않아도, 돈이 많지 않아도, 백은 없어도, 그래도 능력을 키워라 그러면 된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남복희 작가>
(현) 국군방송 아나운서 겸 프로듀서인 방송인이다. 프로그램을 만들 때 먼저 가거나 다른 길로 가는 것을 즐겨하는 창의적인 기획자이다. 문화예술학 박사, 청소년 지도사(청소년 상담사, 놀이치료전문가), 낭송가, 수필가, 전문강사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으나 ‘행복하게, 매력적으로 말하기’를 도와주는 ‘스피치 코칭’이 주특기이다.

뉴스에이 남동풍 kim238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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