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무대_체르노빌의 목소리 |
극단 글과무대(대표 이인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연극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제작중이다. 이 작품은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Святлана Алексіе́віч)의 동명(『체르노빌의 목소리(Чернобыльская молитва)』) ‘목소리 소설’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든 1인극이다.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에서 실제 일어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인간과 기술과 시스템에 대한 맹신과 한계, 그리고 그것이 가지고 온 슬픔과 재앙이 무대화 된다.
그러나 연극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단순히 원작을 각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연을 만든 예술가들은 지난 해 가을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지대와 원작자의 나라이자 원전사고의 가장 큰 피해지역인 벨라루스를 직접 방문했다. 그곳에서 사고 원자력발전소의 잔재와 인간이 사라진 마을,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을 덮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목격하고 촬영했다. 또한 이 탐사를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소련과 벨라루스, 구술사 등에 대해 특강도 받았다. 이러한 취재와 연구를 바탕으로 수집된 생생하고 구체적인 자료들이 새롭게 무대를 구성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단 한명의 배우가 등장하지만 체르노빌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름다운 영상과 흥겨운 음악과 함께 한다. 재앙과 그로 인한 고통이 다만 그곳, 그때, 그들의 것만이 아닌 바로 이곳, 지금, 우리들의 것이 될 수도 있음을 ‘웃프게’ 느껴볼 기회다.
현재 이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8 공연예술창작산실 창작실험활동지원을 받아 창작과 관련된 다양한 실험을 하는 과정이다. 문예위의 이 지원사업은 완성작을 지원하는 다른 사업과 달리,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의 취재와 연구, 자료수집 등 다양한 실험활동에 대한 지원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체르노빌...>을 비롯한 26개의 작품이 선정되었고,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실험활동의 과정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쇼케이스는 마지막 날인 2월 16일 저녁 7시 15분 문화비축기지 탱크6 원형회의실에서 관객과 만난다"고 전했다.
뉴스에이 이미향 newsa@newsa.co.kr
<저작권자 © 뉴스에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