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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의 ‘내가 만약’

기사승인 2021.06.18  21: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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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이=남동풍기자]

 “내가 만약
한 생명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거나
고통을 삭혀줄 수 있다면
숨을 가삐 쉬는 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in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unto his nest again
I shall not live in vain)
 
어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세균의 출마선언문 첫 구절이다. 사랑이야말로 ‘천지창조의 시작’이며 ‘지구의 해석자’라고 정의했던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년~1886년)의 대표적인 시 <내가 만약>이다.
 
정세균은 디킨슨의 이 시 구절을 각색하여 “내가 만약 불공정과 불평등으로 인한 대한민국의 모든 격차를 척결하고, 절망을 도려 낸 그 자리에 다시 희망의 꿈을 심을 수 있다면, 지금까지 살아 온 삶 전부와 앞으로 살아갈 모든 여생을 기꺼이 바치겠다”며 나라와 국민을 향해 사랑한다고 외쳤다.
 
그는 지금 우리 국민은 불평등한 세상의 노예가 되느냐, 다 함께 잘사는 나라의 주인이 되느냐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대한민국의 구조적인 불평등의 축을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일상의 회복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디킨슨의 또 다른 시 <이 세상에는 사랑뿐>을 연상하게 한다.
 
“이 세상에는 사랑밖에 없다는 것,
사랑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건 그것뿐.
그러면 됐지. 한데 화물의 무게는 골고루
철길에 나누어져야 한다.“
(That Love is all there is,
Is all we know of Love;
It is enough, the freight should be
Proportioned to the groove.)
 
사랑에 관해서 디킨슨은 독특하게 화물기차의 비유를 써서 그 무게가 철길에 골고루 안배되어야 탈선하지 않고 기차가 잘 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따져보면 지금 이 세상에는 사랑이 많은 곳은 너무 많고, 없는 곳은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기차에 우리가 타고 가는 칸에만 사랑이 너무 많이 쌓여 기차가 많이 흔들렸는지도 모르겠다.
 
정세균은 국민의 삶이 꼬불꼬불한 철길 위를 안전하게 달려 나가도록 불평등·불공정의 축을 무너뜨리겠다고 한다. 그것이 너도 더 잘 살고, 나도 더 잘 사는 상생의 혁신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청소년 시절 학교를 다니지 못할 만큼 가난했지만 검정고시를 치르고, 학교 매점에서 빵을 팔아도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 시대 청년들의 차가워진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절망을 도려내어 다시 희망의 꿈을 심겠다는 정치인 정세균의 꿈이 꼭 실현되기를 바란다.
 
이번 주말엔 디킨슨의 전기 영화 <조용한 열정>을 감상해보자.
 
디킨슨의 전기 영화 <조용한 열정> 포스터

남동풍 kim2385@hotmail.com

<저작권자 © 뉴스에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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